"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줘"

 

이 표현은 참 그럴싸하고 정당해 보인다.
아니, 일견 멋져 보이기까지 한다.

 

보통 이러한 표현은 상대방이 "너 이러저러한 점은 고쳐."라는 언급을 들었을 때 그 반작용으로 튀어나오는데, 아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수도 없으면서 감히 나를 사랑한다 할 수 있어? 이렇게 발끈할 만하다.

 

그러나 이 표현은 연인, 친구, 직장동료, 부모 자식 간을 비롯한 모든 대인관계의 기본인 '서로 맞춰나가기'를 배재하겠다는 굉장히 폭력적인 말일 뿐이다.

 

당신이 무언가 고치기를 바란 상대방은. 당신의 그 무언가를 싫어하는 모습이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이기 때문이다. 즉,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라는 표현은 "나는 당신에게 맞춰나가기 싫으니 당신이 나에게 일방적으로 맞춰나가라."라는 무지막지한 선포에 불과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는 "나는 쉽게 변하지 않는 사람이야."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곧, 혹시 당신이 나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거든 당신이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변하라는 요구에 불과하다. 자신은 제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은 채, 상대방이 맞춰나가길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폭력적 언어이다.

 

물론, 성향 자체가 유독 고집스럽고 이기적이라서 남들에 비해 변하기 힘든 사람. 있을 수 있다. 그러나 A는 변하는 데 20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고, B는 변하는데 10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해서 B가 2배 더 많이 A에게 맞춰주는 건 부당하다. 이런 상황에도 50:50을 추구하는 것이 제일 공평하다.
왜냐하면, 바뀌기 힘든 사람이라는 것은 100% 자신의 미성숙에서 비롯된 자신이 책임져야 할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걸 근거로 상대가 더 많이 맞춰주기를 바라는 것은 자신의 문제를 상대에게 떠넘기는, 단순한 이기심에 불과하다. 그런 성향이면 스스로 책임지고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줘."
"나는 쉽게 변하지 않는 사람이야."

 

이 모두 그럴싸해 보이지만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무지막지한 표현들이며, 나는 당신과 대인관계의 기본을 지켜나갈 수 없는 철없는 인간입니다라는 선포이다.

혹시 그대의 연인이 이런 표현을 즐겨 쓴다면 가볍게 머리를 쥐어박고 하늘을 바라보며 깊게 한탄하자.

 

'이거 언제 사람되나...'